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거대교구인 서울대교구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첫 조치로 지구장 선출제를 도입, 지구장에게 권한을 대폭 강화시킨 지구장 중심의 교구 운영방안을 제시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교구장 임명직후부터 서울대교구라는 거대교구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까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정대주교의 이번 조치는 서울교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푸는 해법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기대가 주목된다.
서울대교구는 타교구와는 달리 1백20만 명이 넘는 신자와 성직자가 6백여 명에 달하는 초대형 교구다. 따라서 교구 전반을 효율적이고 발전적으로 관리하기란 물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의 이번 조치는 이미 지구장을 선출, 지구장 중심의 사목을 펼쳐온 교구가 있긴 하나 교회법이 규정한 테두리 안에서 지구장에 대한 막강한 권한과 재량을 부여해 주었다는 점에서 타 교구와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구장을 중심으로 지구특성에 맞는 사목을 공동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고 일률적인 사목을 지양, 지구 나름대로의 다양성을 추구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 교회법에 따르면 지구장은 교구장의 인사에 의견을 개진할수 있으며 지구사제들로부터 순명서약까지 받도록 되어 있다. 그야말로 엄청난 권한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교구장을 대신해 지구사목을 책임진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이 권리는 그 무게만큼 막중한 책임이 동반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이번 서울대교구의 지구장제 도입이 갖는 의미는 앞서의 지적대로 교회법이 명시한 제반 권리를 실질적으로 적용한다는데 있다. 그것은 각 지구별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숙제를 함께 풀면서 사목의 효율화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대교구 앞에는 각 지구를 거점으로 교구 공동체의 일치와 친교를 다지면서 이들 지구를 통해 2천년 대희년을 향한 구체적인 채비들이 준비돼 나가도록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
지역중심, 지구중심의 사목의 틀로 그 지역내에 산재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수렴하고 대처해 나갈 때 서울대교구는 2천년 대희년의 의미를 새로운 기쁨속에 맞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