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경 혼성 6부 합창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여섯파트의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조화로움은 그 목소리를 만든 분을 찬미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나되기 위한 조건은 가장 자기다움으로 다른이의 다움과 조화를 이루는 것임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반세기 동안 분단의 벽을 가운데 두고 다른 이념으로 살아온 우리 한민족의 한(恨)을 그 합창의 아름다운 조화 속에 녹아내리게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일었다. 6월 16일 소가 북한으로 가던 날, 북한 동포를 내 겨레 내 핏줄로 안고 싶은 사무친 그리움이 7천만 동포의 가슴가슴에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통일은 허상이 아니라 우리가 꼭 이루어내야 하고 이루어낼수 있는 우리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한 유치원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 『하나되어 나누어요』라는 통일을 주제로 한 여름 캠프를 열었다.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질문에 『대포 안에 꽃씨를 넣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가 있었다. 북한 어린이에 대하여 우리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개방적임을 그들의 표현 하나하나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통일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재지 않는다. 함께 나누어 먹고 싶고, 함께 놀고 싶은 것이 통일을 기다리는 그들의 단순한 이유이다. 그래서 방학 때는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저금통에 모아서 북한 친구 돕기 성금으로 보내며 통일을 위해 기도한다.
깨끗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정성과 기도는 바로 우리 어른들이 배워야 할 마음인 것 같다. 오랜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다름과 사귈 줄 아는 연습을 지금부터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름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초월한 마음이 통일을 위한 우리의 준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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