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을 이틀 앞두고 서울대교구 소속부제 36명이 새 사제로 탄생했다. 이들 서울 새 사제 탄생을 전후하여 오는 9월까지 각 교구와 여러 수도회에서 모두 80여명의 새 사제들이 배출될 것이다.
매년 이같이 많은 수의 새 사제들이 탄생되는 것은 분명 한국교회의 경사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 교회의 세계적 역할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보편교회를 위해서도 크나큰 기대와 위안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줄잇는 새 사제 배출의 의미가 남다른 것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6ㆍ25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IMF위기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80여명의 새 사제 배출 소식은 그 자체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렇게 새 사제 탄생을 반기는 것은 사제야말로 자기를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를 살려낼 힘은 바로 이같이 이웃을 위한 자기투신의 삶일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최근 정진석대 주교의 지적은 새사제들이 귀여겨 들어볼 만한 말이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지난 시절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부유하지만 오히려 행복하지 못하다』는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가치관의 전도현상이 심각한 현세태속에서 사목활동을 펼쳐나갈 새 사제들에게 주어진 과제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사제직은 사제 자신의 완성을 지향하기보다 오히려 인류복음화 사명을 위한 헌신적 봉사를 요구하는 것이기에 앞으로 새 사제들은 참으로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 우리 신자들은 새 사제들이 어렵고 힘든 사제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제는 형제적 사랑으로 동료를 친절히 대접하고 물질적으로 도와주며 재산을 나누어 가지고 특히 병든 동료, 고민하는 동료, 고독한 동료, 조국에서 추방당한 동료, 박해받는 동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말씀을 실천하는 사제들이 됐으면 좋겠다. 성직자는 그 누구보다 교회공동체 안에서 친교와 일치를 나누는데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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