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퇴출 은행을 시작으로 대량 실업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량 실업은 국민 전체의 정신적 공황을 야기시키고 있다.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가장의 불안한 자리 때문에 온 가족이 생기를 잃었다.
대학가에선 다시 「마르크스 유물론」이 학생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고, 직장인들과 실직자들은 객관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정부의 기업 퇴출과 빅딜정책에 강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교회가 앞장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바로 국민 전체가 나눔의 정신을 올바로 인식하고 서로 도와가면서 IMF를 극복해 나갈 정신적 가치를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이 같은 정신적 가치는 새로 찾아내야 할 별스러운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회교리」에 모두 담겨 있다.
「사회교리」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경제 위기 상황을 삶의 변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경제 위기는 단순히 경제 침체 차원이 아니라 「윤리적 위기」라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인간 존엄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교리」의 토대에서 현 위기상황을 풀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요원하다 하겠다.
「인간 존엄성」 구현을 위해 「공동선 유지」와 「지상 재화의 보편성」을 제시하고 있는 「사회교리」는 그 실천과정의 핵심 원리로 「보조성」을 강조한다.
이 「보조성 원리」는 하급 단체나 기관, 하청기업들이 자주적으로 제몫을 다할 수 있도록 그 권리를 인정하고, 하급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만을 상급단체가 보조해 주는 시스템으로 현 국내 정치, 경제 기반에 가장 적합한 실천 원리라 하겠다.
「사회교리」는 가르치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고 「실천」이 강조돼야 한다. 일례로 시장경제의 바탕이 「보조성의 원리」가 근간을 이룰 때 탄탄한 기반을 이루는 만큼 경제 주체인「평신도」들이 「사회교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입안과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위치에 있는 평신도들이 「사회교리」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 가르침을 현 경제 난국 타결의 해결책으로 제안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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