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9일 정진석 대주교가 제13대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했다.
한국의 수도교구이자 최대 규모의 교구인 서울대교구의 수장으로 착좌하신 정진석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가호와 사랑이 신임 서울대교구장님께 가득 내려지기를 기도하는 바이다.
지금은 교회 내외적으로 중요하고 또 어려운 시기라 할 수 있다. 교회안으로는 2천년 대희년을 열어가야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는 사실과 아울러 온 국민이 소위 IMF라는 전대미문의 충격속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바로 이같은 시기에 서울대교구장이라는 막중한 수임을 맡으신 정진석 대주교님의 무거운 어깨와 노고를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든든함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정진석 대주교님은 항상 귀를 열고 계신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대주교님은 항상 공부하시는 분이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진석 대주교님은 모두에게 따뜻하고 관대하며 겸손하신 성품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일을 순리대로 풀어가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임 서울대교구장의 요청에 따라 일체의 화환이 생략된 가운데 검소한 분위기속에 진행된 이날 착좌식에서 정진석 대주교는 교구공동체는 물론 한국교회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다해 봉사 할것을 거듭 다짐했다.
착좌식이 거행된 6월29일은 마침 베드로 바오로사도 대 축일. 정진석대주교는 이날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를 본받고 그 삶을 따르겠다고 천명하면서 특히 『교구 공동체와 한국교회, 그리고 분단된 조국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력한 의지와 소신을 밝혔다.
이날 정대주교의 취임사에는 정주교의 평소 가르침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강요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각자 처한 사회적 환경에서 자발적 사도직을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정진석 대주교는 『하느님께 축성된 삶의 모범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수도자는 더더욱 거룩한 자발적인 동기에 따라 사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이어야 한다』 는 수도자의 직분과 함께 「창의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주님의 생명과 평화에 이르도록 복된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바로 사제의 직무임을 명쾌히 제시했다.
『동료 주교님들의 지도 편달과 협조에 의지하여 신자로서의 삶과 성직자로서의 봉사와 함께 주교로서의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도록 온 몸과 마음의 정성을 다 바칠 것』을 다짐한 정주교의 취임강론은 정진석주교의 사목 지표를 한눈에 보게해주는 구체적인 제안이 아닐수 없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엄청난 사회적 변동과 변화속에서 교회의 최대 사명인 복음화라는 숙제를 수행하기 힘들만큼 여러가지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라 할 가정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고 청소년,생명 문제 역시 여전히 우리들이 함께 풀어가야할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도 지적했듯이 지금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또한 만만치 않다. 그렇치 않아도 휘청거리는 우리 가정과 사회,나아가 국가 전체를 송두리채 흔들어 버리고 있는 사회속에서 신자 대부분은 신앙인으로서 삶을 수행하기 어려운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
이같은 배경속에서 보면 정진석 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취임 강론은 우리에게 참으로 큰 위안과 위로가 아닐수 없다. 또한 정대주교는 이날 우리 교회와 민족의 염원인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자신의 포부와 결심을 확고히 밝혔다.
서울대교구장과 함께 평양교구장 서리로 임명된 그날부터 북녘에도 종교와 양심의 자유 언론과 거주의 자유가 하루속히 이뤄지도록 매일 묵주기도 한단을 바치고 있다고 고백한 정대주교는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신자들의 합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장으로서의 직무와 함께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또 황해도 일원을 책임지는 사목자로서 정대주교의 결심과 소신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느때보다 교회의 가르침이 필요한 시기,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필요한 시기에 정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착좌는 적절하게 이뤄진 하느님의 안배가 아닐수 없다.
언제나 공부하는 모습으로 교회와 신앙인들의 나아갈 바를 명쾌하게 제시해주는 정진석대주교, 그동안의 사목경륜과 인품 그리고 학문적인 깊이는 모든 어려움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대주교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빛과 소금의 길을 제시해주는 정신적 지주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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