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별들의 노래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콘크리트와 디지털 신호 속에서 규격화된 생활 양태를 강요받으며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언젠가 어떤 꼬마가 이야기했다. 『별들이 모두 시골로 이사를 왔나봐요!』 꼬마의 시선이 부러웠다. 작은 눈망울에 담긴 큰 순수가 부러웠다. 그 뒤로 자주 그 꼬마의 말을 생각한다. 그리고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아둥바둥 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난했던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창밖을 내다보지만 오늘밤은 별을 볼 수가 없다.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무심히 앉아 있자니 빗소리도 참 여러 가지다. 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놈, 청아한 소리를 내는 놈, 무서운 소리를 내는 놈, 쇳소리를 내는 놈, 똑같은 빗방울도 저마다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저마다의 소리가 어우러져 합창을 만들어낸다. 별들의 노래는 없어도 노래는 계속된다. 별들은 맑은 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노래하고, 빗방울은 우울하고 지친 삶의 자리에서 노래를 한다.
왜 나는 별들의 노래만을 사람들에게 강요했을까? 빗방울의 노래도 있는데 말이다. 사실 별 볼일 없이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저녁 전철 안에서 본 사람들의 맥 풀린 그 눈빛을 기억한다. 「왜 저들의 눈에선 순수가 사라졌을까?」하고 바라본 순간 나는 내 자신의 생각이 짧음을 발견하고 쓴 웃음을 지었었지.
순수하지는 않지만 삷에 지쳐 떨어진 눈빛, 진실하진 못해도 정열적인 하루를 살아온 삶의 증거들, 바로 지쳐 떨어진 저들의 눈빛이 우리들의 실상이며 참 눈빛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세상의 대부분을 채우는 별볼일 없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제는 더 이상 별들의 노래만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빗방울의 노래도 아름답다고.
『별 볼 일 없기에 당신들의 삶은 진짜입니다. 당신들의 삶이 별 볼 일 없기에 당신들은 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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