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 신부님, 나 나중에 신부님과 결혼할래요. 너희들 신부님 건드리지 마! 내꺼야!』
초등학교 5학년인 ○○이의 말이다. 그 뒤로 다른 아이들은 ○○이는 신부님의 애인이라고들 한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너, 너무 큰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니니?」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아이들이 성가제 준비를 하느라고 모여 요요를 돌리고 고무줄놀이도 하고 있다.
저녁 식사 후, 벤치에 나가 앉으면 쥐방울 같은 아이들이 쪼르르 모여든다. 짓궂게 장난을 하는 놈, 무릎에 앉아 안기는 놈,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 놈. 아무튼 어린이들이 내 정신을 쏙 빼놓는다.
『신부님, 진짜 애인은 누구예요?』
『진짜 애인? 음- 가르쳐 줄까 말까?』
『가르쳐 주세요.』
『쉿-, 내 애인은… 사실은… 내 애인은 너희들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모두 「에이-」하며 일제히 야유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오히려 내 옆에 더욱 찰싹 붙는다.
밤이 깊은 지금, 나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다.
그래 얘들아, 난 정말 너희를 위해 살고 싶단다. 돈보스코 성인께서 말했다지.
『난 지금 여러분들을 위해서 있고,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서 살고, 여러분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얘들아, 나도 평생 너희들을 위해 살고 싶단다. 그래서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수집하고 때로는 놀이를 개발하기 위해 밤을 지새울 때도 있단다.
왜냐 하면 앞으로 만들어질 더 좋은 세상은 너희들 손에 달렸기 때문이란다. 얘들아 새 하늘, 새 땅을 꼭 펼쳐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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