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제3차 한국인의 종교실태와 종교의식에 대한 조사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1984년과 1989년에 이어 97년에 세번째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매회 조사 때마다 동일한 질문에 동일한 조사 방법으로 진행돼 그동안의 조사 내용을 서로 비교 분석한 점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전국을 모집단으로 한 조사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613명(유효표본)을 대상으로 면접원 가구방문을 통한 1:1 개별면접으로 실시된 점도 높이 살만하다. 이같은 지속적인 종교실태 조사는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의 건전한 종교발전을 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될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중 천주교인에 관한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신앙심의 자기평가에 있어서 천주교 신자가 자신의 신앙심이 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7.5%로 53.4%에 이르는 개신교인들보다 낮으며 최근 들어 그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도와 성경 읽는 빈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천주교인의 경우 하루 1회 이상 기도하는 비율이 84년 57.1%, 89년 57.8%, 97년 41.2%로 최근 들어 많이 감소하고 있으며 기도를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이 84년 6.3%-89년 2.9%-97년 12.7%로 시간이 지날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주일에 한번 이상 성경을 읽는 신자가 84년 39.7%, 89년 38.6%, 97년 33.5%로 매회 감소하고 성경을 전혀 읽지 않는 신자가 84년과 89년에 10.6%와 12.1%에서 97년에는 18.6%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본사의 창간 71주년기념 신자의식조사 결과와도 큰 차이가 없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의 1997년말 교세통계에서도 드러났듯이 90년대 들어 신자증가율 둔화, 냉담자 증가, 성소자 감소등 신자들의 신앙문제와 영성생활 전반이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천주교회 상황을 다시 한번 되씹어보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종교의식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측에 찬사를 보내며 한국천주교회의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다같이 숙고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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