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구세주께서 교회에 맡기신 선교 사명을 새로이 다짐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4월 19일부터 5월14일까지 아시아 교회의 대표들이 교황님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 아시아에서 교회의 사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새로운 열정으로 교회의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한 아시아 특별 주교시노드(대의원회의)는 아시아 교회는 물론 세계교회를 위한 특별한 섭리적 은총의 시기였다.
사실 복음화의 첫 번째 천년기에는 주로 유럽 대륙이 그 무대였고, 두 번째 천년기에는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 그 무대였다면, 이제 우리 모두의 목전에 다가온 세 번째 천년기에는 아시아 대륙이 그 무대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1995년 현재) 인류의 60%, 곧 35억명이 모여 사는 곳. 그러나 아직도 가톨릭 신자들은 고작해야 9천만명(2.5%)밖에 안되는 곳이 바로 아시아 대륙이고 보면 아시아의 복음화는 참으로 절박한 교회의 사명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아시아는 주요 문화라 할 중국 문화, 인도 문화, 아랍 문화 이외에도, 민족마다 고유 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며, 그리스도교를 비롯해 세계의 주요 종교들의 발상지이기도 하여 서남 아시아에서는 유태교, 그리스도교, 회교가, 남아시아에서는 힌두교와 불교가, 동아시아에서는 유교와 도교등이 주요 종교로 신봉되고 있는 곳이다. 수로 보아도 힌두교도가 7억8천만명(22.3%)회교도가 7억6천만명(21.7%), 불교도가 3억2천만명(9.1%)이나 되어 이들 틈바구니에서 극소수 집단인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나라에서 종교 차별로 인해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는 경제적 번영과 빈곤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곳, 세상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 그리하여 이른바 세계화의 역풍을 가장 심하게 맞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는 이미 몰락했어도 여전히 공산주의 체제를 부둥켜 안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나라들이 남아 있는 곳이 또한 아시아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천년기에 「그리스도교의 새로운 봄」(교회의 선교 사명, 86항)을 활짝 꽃피우며 아시아의 미래를 건설할 사명을 떠맡고 있는 아시아 교회에 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하며 아시아 교회가 교황과 일치를 이룬 가운데 응답해야 할 질문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긴급한 것이다.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증거하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고대 지역 문화와 현대 기술 문명이 병존하고 있는 이 광활한 대륙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인가?』
이번 시노드는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하여 251명 참석자들(대의원 주교, 신부 188명, 옵서버 40명, 이중 평신도 20명, 신부 10명, 수사 2명, 수녀 8명, 전문위원 18명, 친선 대표 5명)은 한결같이 오로지 그리스도만을 바라봄으로써 아시아 대륙의 기대와 도전에 적절히 응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아시아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지혜롭게 식별하여 이러한 질문에 대한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해답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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