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선교사로 불림받아 전국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러 다닌지 어언 벌써 20여년이 되어 가고 있다.
그 가운데 몇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약 10여년전 장마 때 배낭에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 구두를 넣고 수몰 지역을 피해 몇차례 차를 갈아타고 걷고 걸어 성당에 도착했을 때 분명 오지 못하리라 여기던 교우들의 반가워하는 모습이라던가 불과 몇명 되지 않는 시골 조그만 성당이나 공소에 자비를 들여가며 찾아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에 목말라 하던 그분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할 때의 기쁨은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개신교회에 갔을 때 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강의를 마치고 밖에 나와 한 분 한 분께 인사를 드리면 모든 분들이 미소를 띄우며 내게 하는 말이 『은총 많이 받았습니다』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복음을 선포하러 오신 하느님 대리자의 입술을 통해 생명의 말씀을 전해 들은 만큼 그들 삶 안에 기쁨과 희망이 넘치니 『은총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본당이나 교회 제단체, 청소년 혹은 수도자를 위해 피정지도, 견진 강의, 사순ㆍ대림절 특강, 복음화와 소공동체 교육, 예비자 교리 등 하느님 말씀을 선포했지만 지금까지 은총을 받았다고 인사받아 본 일이 없다. 반대로 기웃거리며 「눈총」을 주고 갈 뿐이다.
그래선지 은총 많이 받았다던 어느 개신교회 여집사가 참된 진리와 생명의 말씀에 이끌려 지금은 어느 한 수녀회에서 아주 열심히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선교사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결코 물욕에 어두워 말씀을 밑천으로 장사하러 다니거나 혹은 인기주의에 물들지 않게 해주십사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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