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의 얼굴인 명동대성당이 5월 29일로 축성 1백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명동대성당 축성 1백주년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다 함께 경축하고자 한다.
참으로 명동대성당은 신앙자유의 상징으로, 또한 일제와 군사독재에 맞서 우리 민족의 양심과 인권을 지켜온 최후의 보루로 1백년을 살아왔다.
교회안에서보다 교회 바깥에서 오히려 더 큰 애정과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명동대성당 축성 1백주년」은 명동성당이 신앙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같은 점은 2천년대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명동성당 1백년 역사는 내적 쇄신운동과 더불어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사회정의의 실현, 인권운동의 옹호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수 있다. 명동성당의 이같은 역사는 교회의 존재이유를 웅변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명동대성당은 불의한 권력에 대한 저항자, 쫓기는 사람들의 피난처, 억울한 이들의 대변자, 거짓에 대한 고발자로서 민중과 함께 있어 왔다는 점이 한국사회에 깊이 각인돼 있다. 특히 일반 언론으로부터 암담한 역사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자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의 역할을 다해 왔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분명 우리 사회의 이같은 찬사는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의 자랑이요 기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시간 연이은 찬사와 경축행사로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우리 신앙인에게 지워준 책무가 무겁다는 의식을 가질 때다.
여기서 돌아볼 것은 명동성당의 오늘이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자랑스런 신앙선조들의 모범과 전구가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지난 한세기 동안 영욕의 한국사를 함께 해온 저력이 바로 순교정신에 뿌리박고 있다는 점을 보다 더 부각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
명동대성당은 보다 실제적으로 구제 금융시대의 아픔을 껴안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여기서 「명동대성당」은 하나의 개별 본당이 아니라 「한국 전체교회의 대명사」라는 점을 우리 모두 상기하자. 나아가 명동대성당이 굶주림으로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북한동포들에게도 희망의 빛을 비춰주는 상징적인 교회가 됐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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