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독하는 가톨릭신문이 지금까지 세로쓰기와 가로쓰기를 병행하여 발행하던 것을 지난 4월 5일자부터 전면 가로쓰기를 단행함으로써 한글 가로쓰기세대에 합당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어 참으로 잘 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옛날 서당에서 글을 배우는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마다 머리를 위 아래로 흔들면서 하늘 천 따지 했는데 그러한 습관은 한문책 자체가 세로쓰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따라 읽다보니 자연히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글 세대는 초등학교부터 가로쓰기로 배웠기 때문에 세로쓰기의 책자나 일간신문 등은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가톨릭신문이 이번에 창간 71주년을 기념하여 가로쓰기를 단행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알림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참으로 읽기 쉽고 보기 편할뿐만 아니라 매 면마다 탁트인 편집에 한눈으로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으며, 아마도 신문 인쇄원고를 직접 다루는 컴퓨터 오페레이터들도 좁은 행간 작업에서 폭넓은 가로쓰기 행간 작업의 전환으로 일의 능률도 올랐으리라 짐작된다.
기왕에 가로쓰기가 시작된 김에 한가지 제언하고 싶은 것은 신문 규격도 과감하게 현재의 절반인 타블로이드판(8절)으로 줄여서 좁은 공간 (기차나 버스안)에서도 책처럼 쉽게 펴서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까 하고 감히 제언해 본다.
왜냐 하면 현재의 신문규격은 넓은 테이블이나 방바닥에 펴야만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렇게 되면 신문의 품위가 떨어진다고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아직까지도 세로쓰기 세대의 인습에 따른 고정관념이라고 보아지며, 외국의 영자신문은 일간지라도 소형으로 발행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시대에 부응하고 거듭나기 위해 양질의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려면 시골본당이나 공소 소식을 보다 폭넓게 실어주는 것이야말로 가톨릭신문이라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신문의 구실을 보다 성실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독자의 심정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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