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난을 본격적으로 겪으면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이 장애인이다. 기업들이 장애인부터 해고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불경기를 이유로 보호해야 할 장애인을 먼저 해고하는 것은 가혹하다.
사회의 냉대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던 장애인들을 해고하는 것은 그들이 생계를 꾸려나갈 길을 막고 죽음의 길로 내모는 결과를 빚고 있다. 지난 3월 한달 동안만 4명의 장애인 가장이 줄줄이 자살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관심갖는 이가 적은 것 또한 현실이다.
오늘 5월 셋째 주일은 장애인의 재활을 촉진하기 위해 교회가 정한 장애인 주일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올해 제18회 장애인주일 메시지를 통해 『예수님께서 장애인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관심을 본받아 그 분의 제자인 우리도 진정으로 본받기 위해 장애인주일이 제정됐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일부 교구에서만 지내고 있는 장애인주일이지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50년대 법률안 통과를 위해 미국의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이 주장했던 말은 오늘의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 나라나 사회의 풍요로움은 장애인이나 노인을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인 법은 「동정적」법률이 아니라 「장애인을 사회에 통합하는」 법률입니다』라고 강조했던 말은 지금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그런데 장애를 입는 순간 일할 기회마저도 주어지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장애인 직업문제는 단순히 「직업」이라는 것만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근로자가 실업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장애인 노동자를 우선적으로 해고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재고돼야 한다. 장애인과 같이 한계 계층이 겪어야 할 실업상태는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체계 안에서는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불황 등의 상황에서도 장애인은 최우선적으로 고용돼야 하며 최후로 해고돼야 한다』는 유엔의 장애인복지계획이 담긴 선언을 우리 모두 기억하도록 하자. 특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외롭게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중증장애인 등에 대해서 관심과 사랑을 베푸는 신앙인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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