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성라자로 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가 5월 11일 지병으로 선종했다는 소식이다. 특별히 이신부의 선종식이 전해지자 그가 돌보아 왔던 나환우들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애도의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사제를 잃은 인간적인 애통함과 더불어 모두가 꺼렸던 나환우의 곁을 지난 28년 동안, 그야말로 헌신적인 사랑으로 지켜온 사제이기에 이경재 신부의 선종소식은 남다른 비통함에 젖게 한다.
감히 누구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나환우들이었지만 이경재 신부는 그들의 삶 속에 뛰어들어 자신의 삶을 개척하듯 나환우들의 재활과 치료, 삶의 터전을 일구어 나갔다고 할 수 있다.
사제서품을 받을 때 택했던 「너희들의 근심이 변하여 즐거움이 되리라(요한16,20)」는 성경구절처럼 이경재 신부는 「근심하며 사는 사람들이 바로 나환우들」이라는 생각으로 나환우들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한다.
국제거지라는 별명을 들으면서도 나환우들을 위해 단 한푼이라도 더 모금해야 했기에 김포공항을 통해 총 1백50여 회 출국할 정도였고 미국에 한번 갈 경우에는 30여 개 도시를 다니며 모금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아진 성금이 천형의 나환자들에게는 희망의 빛으로 전달됐고 국내 나환자라면 이경재 신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경재 신부는 구라사업을 영혼의 구원을 위해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자는 영혼 구령 사업의 한 방법으로 여겼을 뿐 근본목적을 구라사업자체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경재 신부가 현재의 성라자로마을을 가꾸어올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바로 사업가가 아닌 사목자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애썼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인간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오늘의 성라자로마을을 있게 한 고 이경재 신부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이제 우리들에게는 그가 뿌린 나환우들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키워 내는 일만이 남아 있다. 그 사랑이 성장할 때 우리는 한국의 다미안신부가 뿌린 열매를 제대로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