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부모가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깊은 산 속에 있는 스승에게 보냈다. 10년 세월을 기다리다 못해 자식을 찾아갔다. 자식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마음이 심란해진 부모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으나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나였다.
『그동안 무엇을 배웠느냐?』
하고 묻자, 『에, 지금까지 「천지현황(天地玄黃)」글자 넷을 배웠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부모는 스승을 가리켜 엉터리하 하면서, 10년동안 겨우 글자 넷 밖에 가르치지 않았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아들은 전혀 달랐다. 스승에게서 배운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존경했다. 의아해진 부모는 자식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자식은 『저는 지난 10년이란 세월동안 하늘(天)에 대한 모든 이치를 3년동안 배웠고, 그다음 3년 동안 땅(地)에 대한 모든 이치를 배웠습니다. 이처럼 천지에 대해 안다는 것이 오히려 저로서는 너무 빨리 배웠습니다. 그러므로 저희 스승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삶에 있어서 많이 아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그것이 결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깊게 아는 것이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든든한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성서 한 구절을 보더라도 깊이 있게 일생을 통해 보게 된다면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진리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즉, 내 삶의 변화는 하느님에 의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항구한 노력이 함께 할 때 가능해진다. 이처럼 하느님에 대한 체험은 소리로 전달되는 분이 아니며 지식이 아니다.
오늘 나는 내게 묻는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의 참된 의미를 깨닫기 위해 나는 과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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