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명의 존엄성마저 훼손당할 정도로 참혹한 굶주림의 고통속에 있는 북한동포들에게 3000톤의 옥수수가 전달됐다.
이번에 전달된 옥수수는 교황을 비롯 전세계 정신적 지도자가 대거 참가함으로써 관심을 끌었던 「북한동포돕기 국제 금식의 날」 행사를 전후로 모금한 성금으로 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옥수수전달이 갖는 의미는 처음으로 교회 관계자가 직접 북한을 방문, 북한 교회 관계자에게 직접 옥수수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동안 교회는 북한동포들에게 적잖은 식량을 제공해 오면서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간접 전달 방식을 택해 식량전달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남북한 신자와의 직접 접촉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옥수수 전달은 식량지원을 통한 남북한 동포간의 새로운 만남의 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북한식량난 문제가 다소 무관심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행히 북한동포를 위한 국제 금식의 날 행사를 계기로 북한동포들이 겪는 식량난이 새롭게 부각되긴 했지만 그동안 북한동포들의 식량난은 실직자 문제에 묻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북한변경 지역을 방문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로부터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조사하고 돌아온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년사이 최고 3백만 명 이상이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 가운데도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이거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아 식량과 의약품 등의 대량지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올해에도 수많은 동포들이 아사할 지경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거리를 주어야 하는 일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 한다. 아울러 서로가 먹을 거리를 나누고 고통을 분담하려는 사랑을 실천할 때에 사람은 동물과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고 한다. 배고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동포들에게 전달된 이번 옥수수야 말로 우리의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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