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해 선포한 특별희년 ‘바오로 해’(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바오로 해’를 지내며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영성을 본받고 교회 일치와 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 교황의 뜻에 따라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어느 때보다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바오로 해를 맞아 교회는 신자들이 특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신자들이 사도 바오로와 보다 가까워지고 그의 삶을 맛들일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각 지역 교회와 신앙공동체들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영성을 본받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고, 신자들은 바오로 해를 한층 풍요롭게 지낼 수 있었다.
신자들도 영성이 빈곤한 이 시대에 바오로 사도의 영성을 본받으려 노력하며 바오로 해가 교회 안의 잔치가 아닌 우리 사회의 생명과 진리, 기쁨과 희망의 잔치가 되길 한마음으로 간구해왔다. 특별히 지난 1년간 바오로 서간 필사 등 다양한 실천을 통해 바오로 사도의 열정과 생명력을 본받고, 그 어느 때보다 선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바오로 해가 맺게 해준 또 하나의 열매이자 은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행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영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삶 속에서 실천하는데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보고자 하는 흐름도 없지 않았다.
이렇듯 바오로 해는 신자들로 하여금 사도 바오로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면서 한국 교회에 신앙의 역동성을 불어넣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바오로 해 폐막으로 바오로 해를 끝낼 것이 아니라 사도 바오로의 영성과 선교 정신을 끊임없이 되살림으로써 바오로 해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 선포는 하느님 나라가 올 때까지 교회공동체가 굳건히 지고가야 할 십자가이기에 바오로 사도의 정신은 이어져야 한다. 사도 바오로가 우리 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오로 해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라 할 수 있다.
사도 바오로가 보여준 그리스도께 대한 확신과 열정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한 출발점은 바로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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