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났다.
‘성 상품화’에 대한 커버스토리를 제작하려 한다는 말에 친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성 상품화가 왜 나쁜 건데?”
황당하다. 경영을 전공한 친구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성 상품화의 해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지를 못하고 있다. 굳이 가톨릭의 목소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성 상품화는 다분히 비인격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인데 말이다.
친구에게 기획하고 있던 내용들을 차례대로 이야기해주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왜 성이 상품화돼서는 ‘절대로’ 안 되는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것들이 상품화되는 시대다. 상품화시키자고 하면 못할 것이 무엇인가. ‘봉이 김선달’의 전설은 ‘물’이 상품화되면서 현실이 됐고, 급기야는 생명을 이어주는 필수요소 ‘공기’마저 상품화됐다. 결혼식에 하객이 돼주는 ‘상품’도 있고, 하루 애인 노릇을 하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성’이 그것과 같은가. 내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감정의 나눔인 ‘성’이 어떻게 상품화될 수 있느냐는 이야기다. 인간이 재화를 벌기 위해 인간의 ‘몸’을 이용한다는 것은 대상이 되는 인간의 인격을 조각낼 뿐 아니라 자신의 인격마저 파편화시키는 행위다.
이 기사를 쓰는 동안에도 대중매체에서는 여전히 성을 소재로 한 막장 드라마를 내보내고, 더 화끈하고 더 적나라한 프로그램을 편성한다.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써야 사람들의 손이 가는 이 세상에 제작자들도 이윤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은 한 번 해보았겠지 싶다.
물질만능주의가 무엇이든 상품으로 만드는 이 세상에 ‘가톨릭’과 ‘가톨릭신문’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진리’는 있다. 물을 사고팔았던 봉이 김선달의 설화가 현대사회의 실화가 된 것처럼 훗날 ‘성 상품화’가 우리 아이들에게 당연시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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