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 A(H1N1)(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교회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차고 건조한 계절로 접어드는 가을철을 앞두고 신종 플루가 본격적으로 대유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위기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도 이에 대한 사목 지침 수립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필리핀 교회는 신종 플루에 대비한 미사 지침을 발표하고 사제들에게 미사 전 손을 깨끗이 씻고 신자들에게는 미사 중 서로 손을 잡지 말고 기도할 것을 권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미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브라질 교회는 악수나 포옹을 자제하고, 신문이나 인터넷 등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손을 자주 씻도록 하는 등 개인위생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
수원교구도 최근 교구 그룹웨어 공지를 통해 ‘신종 플루 전염에 따른 긴급 임시 사목적 조치’를 발표해 당분간 초교구적 대형집회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신자들이 자주 모이는 성당 구내에 손 살균제를 비치할 것을 권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움직임은 9월 순교자성월 등 교회의 전례력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단체 단위의 행사가 많은 시점이 공교롭게도 신종 플루 유행 시점과 겹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신종 플루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에 대책 마련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백신과 치료제 확보가 이뤄진다고 해도 예방접종이 시작되고 효과가 나타나려면 아무리 일러도 12월이 돼야 한다. 따라서 행사가 많은 9~11월 석 달 동안에는 일상적인 방역과 치료 외에는 대처 수단에도 한계가 있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우리는 신종 플루에 대한 사목적 대처 과정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한다. 어려움 속에서 더 큰 고통을 겪는 것은 손 벌릴 힘조차 없는 가난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돌봄의 손길이 미약한 소년소녀가장이나 홀몸 노인 등 우리의 이웃들이 도움의 손길에서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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