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성월이 돌아왔다. 모든 신자는 이 풍요로운 계절에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고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 것을 다짐한다.
묵주기도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묵주기도는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 등을 포함하는 가톨릭 교회의 신앙고백이다. 동시에 환희·고통·영광·빛의 신비를 통해 인류 구원 역사의 놀라운 사건들을 묵상케 하는 심오한 기도다.
실제로 성모 마리아는 1858년 루르드에 발현할 당시 묵주를 가지고 나타나 직접 묵주기도를 가르쳐 주었다.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했을 때는 “여섯 달 동안 매월 첫 토요일에 고해성사, 영성체, 묵주기도를 바치면 죽을 때에 필요한 은총으로 도와 주겠다”고 약속하기까지 했다. 특히 마지막 발현에서는 자신을 ‘묵주기도의 어머니’라고 선언했다. 교황 비오 10세(1903∼1914)도 묵주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는 기도는 없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묵주기도를 입술로만 바치는, 단순한 염경기도의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심지어 묵주기도를 성모께 바치는 기도라고 잘못 생각하는 등 그 본질조차 제대로 모르는 신앙인들이 많다. 묵주기도는 널리 퍼져 있지만 그 진수(眞髓)를 체험하는 이들은 적은 것이다.
묵주기도는 단순히 기도문을 암송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런 기도가 아니다. 세속과 우리를 격리시키는 모든 희생, 우리를 하느님의 모습에 닮게 하는 모든 것, 삼위이신 하느님과 우리를 화해시키는 사랑의 모든 활동은 묵주기도를 위한 준비가 된다. 희생과 성찰과 사회적 삶이 묵주기도 안에서 모두 녹아나야 하는 것이다.
묵주기도성월인 10월이 동시에 전교의 달이기도 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묵주기도는 신앙인의 실천(복음선포)을 요청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기도할 때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마태 6,7 참조). 또 이사야의 말을 인용, 말로만 기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책망했다(마태 15,8 참조).
묵주기도성월을 맞아 많은 신앙인들이 성모 마리아와 함께, 성모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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