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느끼는 행복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고통이 멈췄을 때, 또 하나는 에너지가 넘칠 때,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신의 뜻에 따른다는 것을 알 때라고 한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 덴마크 작가인 아이젝 디네센이 한 말이다. 그가 말한 행복 중 첫 번째는 찰나적이고, 두 번째는 젊은 시절에 국한된 경우니 사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란 결국 우리의 삶이 어떤 섭리에 따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일 듯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 세 번째는 인생에서 그리 일찍 오지 않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고, 힘들고 지난한 길을 통과해야만 오는 것인 듯하다.
어려움이 있는 아이의 엄마로 오래 살다보니, 한때는 아이와의 동일시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고 살았었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살려고 애썼고 내 삶의 기준을 내 자신 밖에 두고 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무척 크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마치 오래 전 헤어진 연인을 만난 듯 괴로우면서도 행복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아이와의 동일시를 멈추고 스스로를 만나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조금도 변하지 못한 채 자학하고 방어하며 어둡게 살아왔을 것 같다. 피하고 싶기만 했던 그 시간은 고통의 책임을 자신에게 두려고 노력하면서도 스스로를 치열하게 만난 행복한 기간이었다.
참 이상하다. 나 자신을 만나려고 했는데 결국 만난 것은 다른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을 통한 ‘나’였다. 나 자신을 만나려고 했는데 아이를 만났고, 아이를 통해 그 아이의 엄마인 ‘나’를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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