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거사를 일으킨 지 꼭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안 의사의 의거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 신음하던 아시아대륙은 물론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의거 100주년을 즈음해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도 안 의사의 의거를 기념하는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안 의사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기념 행사들이 넘쳐나는 모습을 보며 한 믿음을 고백하는 신자로서 뿌듯한 느낌이 드는 걸 어쩌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은 안 의사의 삶에 천착해 들어가는 교회 바깥의 움직임에 비해 조용하다 못해 무심하게까지 비쳐지는 교회 안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의거 100주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거나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신자들이 “안중근 의사가 가톨릭 신자였냐”고 되묻는 현실이 이러한 교회의 현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안 의사에 대해 안다고 하더라도 의거에 앞서 총알에 십자 표시를 새겨 넣고 성공을 위해 기도했다거나, 감옥에서 이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호를 그으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는 등 단편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모습은 안 의사가 가톨릭교회는 물론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도 불구하고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대변해준다.
“안중근 의사의 사상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보편성을 지닌다”는 중국 정부 당국자의 말이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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