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주어진 행복의 요소들이 많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중에도 가톨릭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은총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하느님의 메시지를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부모님의 가르침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런 저런 사안으로 나에게 사랑과 평화를 나누어 주는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장기간 대학 강단에서 제자들과 학문을 논하고, 인간의 존엄을 논하며 인간의 가치관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왔다. 제자들의 인간적 성장을 기대하고, 그들의 성숙한 미래를 꿈꾸면서 스승과 제자의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그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고 은혜로운 축복의 여정임을 고백하고 싶다.
최근에 나는 생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생명 문화건설이라는 사랑의 운동을 널리 펼쳐야 한다는 의지를 더욱 굳혔다. 이와 때를 맞추어 내가 아끼던 제자는 사회 복지학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사랑의 전도사가 되었다. 특히 그 제자는 자신의 친자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아기를 입양하는 모범을 보였다. 그는 결혼하기 전에 이미 약혼자에게 자신은 입양을 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며 그의 동의를 구했으나, 주변 가족들의 상당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에게 한 아기의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의 도리라는 말로써 꾸준히 설득했다고 한다.
입양한 아기를 훌륭하게 키우며 아기의 축복받는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제자의 모습을 볼 때 참으로 고귀한 사랑의 실천자임을 확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처럼 사랑으로 가득한 제자를 보면서 나는 가르치는 사람의 소임을 조금이나마 수행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축복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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