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오실 날을 기다리는 대림절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기다림, 특별히 위대한 분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은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날아가는 풍선이 된다. 우리가 기다리는 그분은 온 세상이 기리는 분, 구세주이시기에 기쁨은 넘쳐 떨고 환호의 소리는 끝없이 메아리친다.
하지만 가장 위대한 분의 오시는 그 모습은 위풍당당한 제왕의 모습이 아니라 말구유에서 가난하게 탄생하시는, 가장 낮은 자리를 선택하신 분이시다. 그분이 오시는 이유는 어둡고 칙칙한 이 세상을 환히 비추고,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신 사람들의 죄스러운 십자가를 지고 가시려고 오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처럼 위대하신 분의 오심을 기다리는 나는 어떠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그분을 진정으로 환영하고 그분이 원하시는 그러한 환영의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일 년 동안을 되돌아보는 이 시점에 나는 주님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는 부끄러움으로 낯이 뜨거워진다. 지금 주님을 기다리는 이 순간 그저 빈손으로 그분을 맞으려는 가책을 느끼면서 주님께 조용히 말씀드린다.
“주님, 너무나도 작은 제가 큰 체하지 말고 너무나도 비어있는 제가 가득 찬 체 하지 말고, 그처럼 당신이 원하시는 사랑의 나눔을 넉넉한 마음으로 전하게 하소서.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원하시는 그 소명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있게 나아가게 하소서.”
이제 우리는 대림절을 맞아 귀하고 아름다우신 아기 예수님의 빛으로 우리의 어두운 마음을 밝히면서 그분의 탄생은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임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이 빛으로 밝혀진 맑은 영혼의 빛으로 혼탁한 세상을 불 밝히는 주님의 작은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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