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교구장들이 대림시기를 맞아 일제히 사목 교서를 발표했다. 이번 2010년도 사목교서들은 생명, 환경, 가정, 정의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역시 큰 틀은‘내적 복음화’‘새 복음화’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새로운 복음화란 “교회의 외적인 성장뿐 아니라 교회 내적인 전정한 복음화,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 개인과 공동체의 회개와 쇄신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것”(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이다. 특히 정진석 추기경은 “초대교회가 그러했듯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 복음화가 가능하다”며 “신앙인들은 각자 생활의 증거와 말씀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내적 복음화 문제는 더 이상 먼 산의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됐다. 한국교회의 신자 수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매년 크게 줄어들어 2008년 말 현재 신자 4명 중 1명만 매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해성사와 영성체 관련 조사에서도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유아세례의 급감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최근 사회의 우울한 모습들도 신앙인들의 ‘바로서기’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혼과 낙태, 자살률은 매년 높은 수치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간 생명에 대한 이러한 경시 풍조는 여러 가지 형태의 폭력과 비인간적 범죄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황금만능주의는 인간을 극도의 이기주의로 내몰고 세상을 갈등과 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모든 신자들은 그리스도교적 삶의 완성과 사랑의 완덕을 실현하도록 불리움 받았다(교회 40). 세상을 복음화하려면 무엇보다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으로 그리스도인들 스스로가 먼저 복음화되어야 된다(현대의 복음선교 18~19항). 그래서 신앙과 사랑의 생활을 통해 그리스도께 대한 산 증거를 널리 전해야 한다(교회 12).
2010년 전국 각 교구장 사목교서가 복음화 마라톤의 도정에 있는 한국교회의 신발 끈을 다시 한번 조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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