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12일 제6차 세계이주사목대회에 참가한 5개 대륙 81개국 294명의 이주사목 대표단들이 머리를 맞댔다.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난민과 이주민들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서다. 대회에는 각국 가톨릭 관계자 외에도 동방교회 총대주교, 국제복음운동회원, 영국성공회, 루터연맹 사절단 등이 참가해 이주민을 위한 사목에는 범세계적, 범종교적 연대가 절실함을 증명했다.
한국을 대표해 이번 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유흥식 주교 역시 국가·지역교회·종교간 연대를 강조했다. 유 주교는 ‘현대의 새로운 노예’, ‘골칫거리’로 취급받고 있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해선 너무도 다른 각국의 상황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실정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는 범국가적 연대가 급선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있고, 그 수는 2020년 300만 명, 2030년 5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늘어나는 다문화가정과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수도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이들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연대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곁에 다가온 ‘나그네’들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영원한 이방인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희는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5)는 말씀을 떠올리면, 이주민을 향한 한없는 우정이 우러나올 것도 같은데 얼마 전 만난 한 필리핀 이주여성은 한국에 온지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 한국인 친구를 단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어교실에서 만난 필리핀 친구들이 인맥의 전부라고 했다. 이주민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진정 ‘나그네’들의 벗이 되기란 복음적 상상에 불과한 것일까. 추운 겨울, 많은 이주민들의 꿈을 안고 있는 이 한국 땅이 시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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