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느님께서 힘이 되어 주시면 못 넘을 담이 없사옵니다” (시편 18,29)
상본을 보면 한 아이가 미소를 띠고 등불을 장대 삼아 담을 훌쩍 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두 손으로 꼭 쥐고 있는 등불은 하느님을, 어둠과 담장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어려움과 고통을, 그리고 장대를 쥐고 있는 두 손은 굳은 믿음과 의지를 상징합니다. 아이가 캄캄한 어둠에 둘러싸인 높은 담장을 아무런 걱정 없이 웃으며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이 세상의 어둠을 밝혀 주는 빛이신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굳은 믿음과, 높은 담장을 넘으리라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제 서품을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삶에 지표가 될 성구를 묵상하던 중 시편을 읽게 되었고 “나의 하느님께서 힘이 되어 주시면 못 넘을 담이 없사옵니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기 쉽지 않았기에, 가끔씩 겪게 되는 어려움과 벽에 부딪히게 될 때마다 애써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고 극복하려 했던 지난날의 모습을 반성해 봅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변함없이 하느님께서 함께해주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마도 믿음과 용기가 부족했던 제게 새로운 삶의 지표를 시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앞으로의 사제로서의 삶에 하느님의 현존을 하고 늘 함께해주신다는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성구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삶의 여정에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극복하지 못할 것 같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성구를 마음속에 새기며, 저 또한 하느님의 작은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혀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시는 그분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