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가 12월 6일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생명미사’에서 각 본당에 ‘생명수호 담당자’ 제도를 실시할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교구내 각 본당에서는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의 생명수호 담당자를 선정, 다양한 생명 관련 활동을 펼쳐나가게 된다.
서울대교구의 이번 방침은 그동안의 생명운동이 ‘위에서 강조하고 아래에서 받아들이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로부터의 생명운동은 생명 운동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구는 앞으로 생명수호 담당자들에게 ▲교구 생명위원회가 주관하는 교육과 홍보, 전례 등의 행사를 본당에 적극 알리고 동참에 앞장서는 코디테이터 역할 ▲본당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에서 생명윤리 교리를 직접 맡거나 교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자료를 전달하는 생명 교사 역할 ▲생명존중 정책과 법안이 제?개정되도록 청원운동에 앞장서며 입법을 촉구하는 운동가의 역할 등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청사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구는 생명수호 담당자들에게 생명 영성에 대한 강한 애착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전문 평신도를 발굴, 양성, 활용하는 체계적인 3단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은 물론이다.
생명의 숭고한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인간 생명과 같은 기본적 인간 가치를 직접으로 침해하는 악행을 어떤 동기를 위해서나, 어느 상황에서도 자행하지 말아야 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동기와 결과는 재보고, 계산하고, 판단하려는 시도까지도 배척한다. 공의회 문헌은 고의적 살인, 낙태, 집단학살, 자살 등을 정당화할 만한 상황과 환경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제안할 여지도 주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은 인간의 기본적 가치를 침해하므로, 악행이고 잘못이며 모욕행위다(사목 27).
생명수호 담당자들은 앞으로 이 같은 생명의 존엄성을 교회의 맨 앞줄에서 외치는 생명 첨병이 되어야 한다. 이들이 생명운동의 주도적 활동가가 아닌 단순한 참여자로 전락한다면 교구가 기대하는 성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본당 생명수호 담당자들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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