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님 제가 교실에 들어 갈 때에 저에게 힘을 주시어 가르치면서도 배우게 하소서. 주여,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제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소서. 아멘.’
이 기도는 본당의 교리교사들이 교리실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문의 일부입니다. 기도문이 길긴하지만 구구절절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교회와 청소년들을 위한 마음이 얼마나 많이 담겨 있는지 매번 기도를 바칠 때마다 감동이었습니다.
수도원에 입회하기 전 대학생 때, 또 사회생활을 할 때 약 5년간 본당 교리교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교리교사를 하면서 늘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리교사였던 제가 교리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성만 있었을 뿐 어떻게 교안을 써야할지 어떻게 교리시간을 운영해야 할 지 어떻게 아이들을 만나서 주님의 말씀을 전해야 할 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교구 교리교사연수를 참가했었지만 늘 목이 말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살레시오수도회에 입회하고 유학의 길이 주어졌습니다. 로마교황청 설립 살레시오대학에서 신학부를 마치자 수도회로부터 청소년사목에 관련하여 ‘교리교수학’을 전공하라는 순명을 받고 공부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아하~ 이거였구나~~’ 교리교수법을 공부하며 자주 머리에서 환희의 폭죽이 터졌습니다. 교리교사를 하면서 자신 없어 했던 내 모습에 빛이 비추어졌다고나 할까…. ‘이런 이론적 배경에 깔려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힘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자신 없어 하는 교리교사들을 위해 힘이 되어주자’ 그래서 학위논문을 ‘한국에서의 교리교사양성’에 대해서 써보았습니다.
학기 중에는 수련관에서 일반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만나지만, 방학이 되면 본당의 청소년들과 교리교사들을 만납니다. 그래서 약 200여 명의 교리교사를 대상으로 부지런히 설문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그들도 예전의 나처럼 목말라 있었습니다. 내가 예전에 안고 있던 문제를 현재의 교리교사들도 여전히 느끼고 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약 90%의 교리교사가 살레시오회에서 교리교사양성프로그램이 생기면 참가하겠다는 응답을 했습니다. 그래서 힘을 얻어 2009년 여름부터 ‘살레시오 교리교사양성 계절아카데미’를 신설했습니다. 교구와 수도원 차원을 넘어 본당에서 청소년사목 일선에 서 있는 교리교사들과 청소년사목 담당자들에게 도움과 힘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교리교사의 양성은 보통 3차원으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로 존재론적 차원입니다. 교리교사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각성해야 합니다. 즉 인간적 신앙적 성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 존재와 그들이 만나고 있는 대상 즉 청소년 존재를 잘 알아야 합니다. ‘교리교육’과 ‘교리교사의 정체성’에 대한 교육과 ‘청소년과 그들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인터넷 중독’ 문제와 ‘학교폭력’등의 문제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인지론적 차원입니다. 교리교사가 아무리 자신의 내적 준비를 잘 해도 교리실에 들어가서 전달할 내용이 없다면 허사입니다. 그래서 이 두 번째 차원에서는 청소년교리에 필요한 아주 기초적인 것들을 어떻게 교리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교육합니다. 세 번째는 방법론적 또는 사목적 차원입니다. 많은 교리교사들이 청소년들에게 다가갈 자신이 없다합니다. 그러나 청소년사목은 청소년을 향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이 차원에서는 그 방법으로 교리교안작성법, 캠프 프로그램운영법 및 청소년사목의 영성, 즉 청소년교육을 위한 돈보스꼬의 ‘예방교육’을 중점적으로 교육합니다.
이것이 1단계양성내용의 요약입니다. ‘살레시오 교리교사양성 계절아카데미’는 매년 2회 실시됩니다. 1단계를 이수한 교리교사는 2단계 교육을 받을 수 있고, 2단계를 이수한 교사는 3단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제 곧 2010년 2월(5~7일)에 1단계 2기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아직 2단계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1단계 4기 교육이 끝나면 2단계 1기 교육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많은 교리교사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또한 청소년사목의 중심에 있는 ‘교리교육’이 진정 ‘하느님말씀의 봉사’가 될 수 있도록 기도로 동반해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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