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수성탄대축일을 앞두고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가난한 ‘과부의 헌금’(마르 12,41-44)이 늘고 있다고 한다.
10년 넘게 질병을 앓으면서 병원비 부족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매달 1만 원씩 꽃동네에 후원하는 50대 가장, 정부에서 보조하는 30만 원이 생활비의 전부이면서도 매월 3000원씩 꼬박꼬박 후원하는 할머니, 폐품을 수집해 매년 20만 원 가까운 돈을 송금하는 할머니, 자녀 대학 등록금조차 부족한 형편에 10만원을 떼어 해외 선교 사제에게 전달하는 40대 주부…. 이들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린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례가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작은 나눔을 오히려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그 겸손과 한없는 낮춤 앞에서 오히려 고개가 숙여진다.
연말이 되면 신문과 방송은 연일 우리나라의 낮은 기업윤리를 지탄하는 보도는 내놓는다. “나는 가진 것이 없다”면서 “부자들이 나누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다. 나눔을 이야기 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처럼 ‘가진 자의 나눔’을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작은 나눔에 대한 중요성을 재발견해 내는 일이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나눔은 그 규모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 나누는 것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 정진하며 살아가고, 기도와 전례와 사랑에서 우러나온 행동(나눔)으로 예수님과의 일치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면, 우리는 천국의 생활을 준비하고 그 생활을 얻어 누릴 공로를 세우는 것이다.
생명은 아무렇게나,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받은 것이 아니다. 하느님 눈에 드는 생활을 하고 하느님의 계명에 복종해야 우리가 받은 생명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명분이 선다. 나눔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때, 기왕에 받은 생명은 신적 생명으로 성장한다.
아직도 이 사회에는 나눔을 ‘치레’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나누게 된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늘 나누기 때문이다. 또 늘 나눌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거저 주어지는 은총을 못 들은체 하며 살아가고 있다. 가진 것이 많으면 그 은총을 피하고 싶어진다. 먼저 마음이 가난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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