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입니다’ 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예레 1,7)
제가 이 구절을 서품성구로 선택한 이유는 제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에 저는 이 부족함을 제 힘으로 가득 채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사제서품 피정 중에 저는 서품을 준비하면서 제 자신이 그동안 저의 힘만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을 제 힘으로만 아등바등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함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함께하시지 않으면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마치 사제의 길을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이 선택한 삶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원교구 교구장이신 이용훈 주교님께서는 서품식에서 수품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제의 삶은 스스로 선택한 삶이 아닌, 하느님과 교회로부터 부르심 받은 삶이기에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흠 없이 따름으로써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이제 서품을 받은 지 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저는 제 앞에 놓여 있는 산을, 제 앞에 놓여 있는 바위를 제 힘으로 넘어서려는 경향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제가 정한 서품구절을 묵상하면서 주님과 함께 저와 함께해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기대려고 합니다. 그분의 말씀과 명령이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저의 진정한 행복을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주님의 사랑에 기대며, 그분께서 원하는 장소에, 그분께서 원하는 시간에, 그분께서 원하는 것을 행하는 하느님의 참 도구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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