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속회에 지원하여 종신서약에 이르기까지 7년이란 세월을 엄격한 규칙 속에서 순명의 생활을 다짐한 나로서 재속회 피정에 대해 제언하려니 왠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재속회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복음적 완덕에 나아가는 단체이지만 조직의 운영 주체가 인간인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개선에 대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재속회원 교육이나 피정에 합리적인 커리큘럼(Curriculum)이 도입되어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재속회의 역사가 이미 50여 년에 이르고 회원이 수천 명에 이르는 지금까지 주먹구구식 교육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수 백 명의 이질적인 구성원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교육 이전 학력이나 수준에 맞는 교재가 마련되어야 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만 교육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교수와 교육방법도 개선되어야 한다. 철학을 입문한 필자의 경험으로도 교수들의 강의가 난해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둘째는 재속회원 수준에 적합한 교육과 피정이 될 수 있도록 교수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재속회원의 교육은 회원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소화할 수 있는 성취수준을 세워 강의를 해야 하고 판서는 바르고 시각적인 면을 고려하여 정서를 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수업은 기술이기 때문에 강의식 중심에서 주제에 따른 회원들의 전문가활동, 분임토의, 워크숍, 발표회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고 시청각 매체를 이용한 흥미도 유발할 수 있는 계획된 준비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셋째는 가르멜 회지는 교재를 겸하면서 재속회 운영 전반의 실상이 담겨진 월간지로 증편되었으면 한다.
재속회원은 수도자와는 달리 사회의 생활공동체 안에 살기 때문에 정적인 침묵 속에서 자기발견과 순명을 통한 완덕에 이르는 개인중심적 구원신앙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교육을 통해 터득한 진리에 대한 가치판단과 실천의지를 길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실천교육도 이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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