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 가득한 지구 어머니시여 기뻐하소서 / 창조주께서 함께 계시니 수많은 행성 중에 복되시며 / 당신 품안의 모든 생명 또한 복되시도다.’
이것은 공학박사이며 정신과학 연구자인 K선생이 성모경에 대입시켜 지구 어머니 ‘가이아’에게 바칠 용도로 만들어 애송한다는 기도문의 한 구절이다. K선생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물질적인 원소가 모두 지구의 것이므로, 지구를 우리 존재의 진정한 어머니로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그는 또 우리가 지구 어머니에게 간절히 기도하면 머지않아 맞게 될지 모를 지구 대변화의 와중에서 반드시 가이아 여신의 보호를 받게 될 거라고 말한다.
새해 벽두부터 종말론 운운하는 게 별로 적절치 못하다는 느낌이지만, 지난해 초반부터 각종 매체나 세간의 입소문을 통해 심심찮게 회자되어 온 터라 시의성(時宜性)이 없지 않은 화제란 생각에 개인적인 관심사를 좀 나눠 볼까 한다.
‘2012년 지구 대재앙’이 그것이다. 기원전 천여 년 전 만들어진 마야인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에 끝나는 것에 의거, 이때가 지구의 종말이라고 보는 극단적인 위기론이 지구촌 백성들의 귀와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때야말로 지구가 새로운 차원으로 상승하는 대전환의 국면을 맞이하는 시기라는 긍정적 해석도 있다. 온난화로 인한 양극 빙하의 완전 해빙과 함께 태양의 활성화, 지구 자기장의 역전, 지축 이동과 같은 대변화가 2012년경에 집중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과학적 견해들도 속속 제기되고 있어, 종말론이든 희망론이든 단순히 흘려보낼 ‘유행성’예언으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내가 살펴 본 관련 자료 중에 퍽 흥미롭고 고무적인 정보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슈만공명주파수’란 것이다. 슈만공명주파수란 1899년 독일인 슈만이 처음 발견한 것으로 지구를 감싸고 있는 전리층과 지표면 사이의 전위차가 번개로 방전될 때 나오는 저주파 파동을 가리킨다. 지구의 심장박동이라 할 수 있는 이 파동은 우리의 뇌파와 직결되어 있는 것으로, 우리의 뇌는 자신에게 오는 정보신호에 대해 지구에서 나오는 기본 주파수에 따라 반응한다고 한다. 즉, 우리는 지구로부터 자신의 정보코드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명주파수가 지난 80여 년 동안 평균 7.83Hz를 유지하던 것이 최근 들어 갑자기 11Hz를 넘어 섰고, 다가올 2012년에는 더 급격히 상승할 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수치의 변화가 의미하는 바, 인간 뇌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인간의 무의식, 나아가서 인간의 영성과도 연관이 있으리라 여겨지는 이 슈만공명주파수의 상승은 인류의 의식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이 주장대로 2012년이 인류 의식 진화의 원년이 된다면 그보다 멋진 일이 또 있겠는가! 그러나 만일 이 진화가 지구 물질계의 엄청난 파손을 동시수반하면서 이루어질 일이라면 과연 우리는 그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기서 판단이 뒤엉켜 우왕좌왕하던 나는 문득 요한묵시록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출현 직전에 예시되는 ‘마지막 일곱 재앙’이 떠오르면서 어떤 유사한 맥락의 감지와 함께 순간적으로 아뜩한 기분이 된다. 하지만 곧 자기보호본능이 발휘되어 잠시 잊고 있던 신앙의 안전한 울타리로 총총 걸음을 놓는다. 그렇지, 그분이 누구신가? 우리가 대책 없이 망하도록 놔두실 분이 아니잖은가. 어떻게든 구해 주시겠지, 노아의 방주를 다시 띄우든 어쩌든. 우리는 그저 믿고 따르고 기도할 뿐이다.
앞서 소개한 K선생의 기도문은 이렇게 마무리되는데, 깊이 공감하며 가만히 외워 본다. ‘어머니 가이아 여신이시여 / 제가 당신 품안에 살아 있는 동안 / 올바르고 보람 있는 진화를 이룩하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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