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조환길 주교)가 ‘독서사목-책 읽는 교회’를 주제로 지난 1년 동안 진행해온 ‘문화의 복음화 포럼’을 정리, 자료집을 냈다.
자료집에서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서울 역촌동본당 주임)는 “교회서적 내지 신심서적을 읽는 것은 신앙인의 신앙 성장과 영적 성숙을 돕는데 큰 힘”이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이러한 당위성이 사목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본지가 2007년 실시한 창간 80주년 기념 신자 의식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교회 일반 서적 이용률을 보면,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8.6%의 신자들이 1년 동안 교회 관련 서적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년에 6권 이상 읽는다는 신자는 전체 응답자의 4.9%에 불과했다. 반면 개신교 측 통계에 따르면 매년 한 권 이상 신앙서적을 읽은 신자가 절반에 가까운 44.8%에 달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천주교 신자들의 의지 부족을 탓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교회 출판환경이 열악한 점도 진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개신교의 경우, 한국기독교출판협의회 산하에만 167개 회원사가 있다. 소위 대형 출판사로 분류되는 곳만 40여 곳이다. 연간 2000여 종 500여 만 권이 발행되고 있으며, 이렇게 발행된 책은 전문 유통회사 5곳, 개신교 서점 420여 곳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반면 천주교의 경우, 주교회의와 교구 및 수도회 출판사 외에 개인이 운영하는 곳까지 모두 합쳐도 10개를 조금 웃돈다. 여기서 발행되는 책은 연간 250여 종 내외 40만 권에 불과하다. 유통망 역시 직영 서원 30여 개에 본당 성물판매소뿐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신자들의 독서의지다. 신자들이 ‘읽으면’ 양질의 출판물들이 기획, 출판될 수 있고, 교계 출판사들이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벗어나 더욱 의욕적인 출판 기획들을 할 수 있다. 결국 신자들이 더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진다.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 역사는 책에서 비롯됐다. ‘천주실의’ ‘칠극’ 등 교리서를 접한 선각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알아보았고, 결국 그로부터 이 땅에 복음이 선포됐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의 이번 자료집이 전국 일선 본당에 독서사목 활성화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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