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庚寅年) 새해도 20여일이 지났다. 여러분은 새로운 한 해를 어떤 바람과 희망으로 맞았는가.
장사나 사업하는 이들은 “사업이 번창해서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혼기 꽉 찬 젊은 남녀들은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하게 해주세요.” 고3이 되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도록 힘을 주세요.” 가족 중에 누가 병환에 시름하고 있는 이들은 “하루 빨리 병이 완치되도록 도와주세요.”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도록 해주세요.” 등등. 새해 아침, 각자의 상황에서 소원 한가지씩은 마음속으로 기원했을 것이다.
필자는 다른 것보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모든 가족들이 건강하게 해달라고 청했다.
이맘때면 덕담과 격려의 말들로 세상이 풍요롭다. 새해가 좋은 건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시기여서다. 2010년 한 해는 ‘열어보지 않은 선물’,아무도 모르는 희망의 선물, 사랑의 선물을 우린 기대한다.
반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꿈꾸는 것조차 사치라 여기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만난다. 아무런 희망도 갖지 못하고 산 입에 거미줄 치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것에 목숨 거는 수많은 우리의 형제, 자매들. 신앙인의 마음으로 바라건대, 차지한 이들의 영화와 그 모든 빛나는 사람들의 메시지보다도 올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의 작은 소망이 더욱 열매 맺길 간절히 기도한다. 세상이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래도 살만하다는 진실을 이들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한 해가 되길….
한국교회도 이렇게 도약하길 희망한다. 모든 냉담교우들이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고, 주님을 믿겠다고 스스로 찾아오는 이들로 성당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성소자(聖召者)가 넘쳐나고, 교회 내 모든 공동체들이 친교와 화합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한 해를 꿈꾼다. 무엇보다 모든 신앙인들이 ‘말씀’에 힘입어 ‘말씀’에 따라 살고 실천하는 참 신앙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필자는 2010년을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삶의 행복은 집에 새로운 장롱을 들여놓기보다 낡은 장롱을 매일 정성스럽게 닦는데 있다. 대궐 같은 집에 백 칸의 방을 갖고 있는 부자도 자신이 거하며 쉬는 공간은 결국 한 칸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 물질적인 부자보다 작은 것에 기뻐하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 되고 싶다.
큰 파문 없는 잔잔한 삶이 늘 행복하다고는 볼 수 없다. 두 가닥 새끼줄이 같은 굵기로 꼬여야 튼실한 것처럼 인생살이도 고통과 기쁨이 엮일 때 비로소 건강하고 알찬 삶이 된다. 소나기를 견뎌내야 무지개를 볼 수 있듯이, 인생에서 중요한 건 안락한 삶보다 충만한 삶이다.
현명한 사람들도 막상 죽음을 앞두고 세 번을 후회하게 된다고 한다. 좀 더 많이 베풀 걸, 좀 더 많이 용서할 걸, 좀 더 많이 사랑할 걸….후회 없는 삶을 위해 더 노력하고 더 살피며 살련다.”
‘I have a dream’(내게는 꿈이 있다). 꿈이란 그 꿈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만 이뤄진다고 확신한다. 2010년, 모든 이들이 소박한 꿈을 꾸고 한 해를 꿈같은 온기로 채우고 가꿔나가길 소망한다. 아름다운 삶이란 시간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삶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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