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출강한지 벌써 5년째다. 15주 동안 진행되는 이 강좌가 끝날 때면 대개 회식자리가 마련되곤 한다. 한번은 회식자리에서 한 수강생이 다가와 술 한 잔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강사님, 강사님이 첫 주 강의 때 해주신 말씀 덕분에 웃음을 찾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말이었을까, 더듬더듬 15주 전 강의 시간의 기억 속을 들어가 봤다.
강좌가 시작하는 첫날엔, 보통 웃음에 관한 익숙함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기법으로 강의 진행한다. 그런데 유독 눈이 띄게 웃지 않으시는 수강생이 계셨고 강사로서 매우 안타까웠다.
두 시간짜리 강의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내 남편 이야기도 하게 됐는데, 그 내용에 한껏 공감되셨는지 그 수강생이 살짝 웃음을 보였다.
“선생님, 참 웃으실 때 예쁘시네요.”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난 칭찬을 했고, 곧바로 눈 밑 보조개도 또 칭찬을 했다.
“선생님, 웃으실 때 눈 밑 보조개가 생기네요. 아이처럼 참 귀여우세요.”
그러자 주변의 다른 수강생들도 나의 말에 적극 공감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개한 분이셨다. 웃음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오긴 왔는데 도무지 웃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날 강좌 후 집에 돌아가선 거울 앞에 서서 내가 했던 칭찬이 생각나 한번 웃어봤다고 한다.
하지만 예쁘지 않았단다. 그래서 남편에게 “여보 나 웃을 때 예뻐?”라고 물었다고 한다. 남편은 너무 예쁘다고 말했고, 그 다음부터 수강생의 말투는 “나 예쁘지?”로 바뀌었단다.
사람의 말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가 될 수가 있고 또 그 사람의 삶에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웃은 얼굴 칭찬하기.’ 오늘은 이 ‘웃음 에너지’를 사용할 가장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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