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2월 16일)를 지내며 고인의 뜻을 이어가려는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 추기경이 사재를 출연하고 자신의 아호로 이름까지 붙인 옹기장학회가 서울대교구 공식 기념사업으로 재출범한 것을 비롯해 고인의 삶과 정신을 연구하는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오는 3월 1일 가톨릭대학교에 세워진다고 한다. 또한,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모금 전문법인인 ‘바보의 나눔’이 설립됐다. 이 외에도 교회는 물론 사회 곳곳에서 김 추기경의 뜻을 기리는 움직임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생전에 김 추기경이 북방지역 복음화에 투신할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옹기장학회는 고인의 정신을 기리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 또한 고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발전과 성숙을 염원한 고인의 뜻을 이어나갈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아울러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은 김 추기경의 나눔의 정신을 받들어 사랑이 필요한 우리 사회 곳곳에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추기경의 뜻을 이어가려는 이러한 수많은 움직임들은 그만큼 고인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 남긴 발자취와 울림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고인에게 적잖은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빚은 다른 것과는 달리 앞서 나눈 이의 사랑에서 빚어진 것이기에 그저 무겁고 힘겨운 짐이 아니라 기꺼울 수 있는 십자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의 정신을 잇고 발전시켜나가는 일은 고인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책무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입으로 사랑을 말한다 해도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만다. 사랑은 함께하고 나누는 것이다. 김 추기경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따르고자 한다며 그의 뜻을 살려나가고자 하는 다양한 사업들에 힘을 보태며 함께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고인이 남긴 다양한 유산을 밑거름 삼아 늘 스스로를 새롭게 돌아보며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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