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말씀은 종교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참으로 옳은 말씀이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직업이 필요 없겠지요. 그저 농사짓고 사냥하고 낚시나 그물질 정도? 조금 더한다면 수확하거나 채집된 먹을거리들을 잘 보관하는 정도의 기술이나 직업으로 충분할 터입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지,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지 고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는 시간을 재미있고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각종 오락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열심히 시간과 돈을 아껴서 그 남는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소비하는 생활의 반복이지요.
사실 저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대부분은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 국민이 열광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도 따지고 보면 ‘재미’를 위한 경쟁이랄 수 있을 것이고.(그들을 폄하함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많은 청소년들, 아저씨 부대까지 흥분시키는 소녀 그룹들의 모습도 결국 재미있는 춤과 노래입니다. 인류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작품들마저도 귀족들의 여흥거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빵만으로 살 수 있다면 이런 비생산적인 일들은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지요.
사람은 재미가 있어야 삽니다. 그 재미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입니다. 돈을 모으는 재미, 뭔가를 알아갈 때 느껴지는 공부의 재미,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의 재미 등등 어떠한 재미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할 지는 각 개인이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이왕이면 짧은 즐거움에 이어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기 보다는 당장은 힘이 들지만 두고두고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는 진솔한 재미에 맛들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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