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흔들리고 있다. 아이티 대재앙 이후 칠레 대만 인도네시아 터키 등지에서 대규모 지진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강타한 규모 7.0의 지진으로 한 나라의 수도가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변했고, 2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달 27일 칠레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대형 아파트가 두 동강이 난 채 바닥에 누웠으며, 길과 다리가 산산조각나면서 자동차가 장난감처럼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국제 카리타스에 따르면 칠레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800여 명, 이재민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대만, 인도네시아, 터키에서도 지진으로 수십만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단위 시간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양산하는 것이 지진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인구의 60%가 지진에 의한 것이다. 태풍, 한파·폭염에 의한 사망은 각각 22%와 11%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연재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자연재해는 매년 6%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근래 들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62∼97년까지 35년 동안 사망자 100명 이상의 자연재해는 모두 787건으로, 이중 4분의 1인 200여건이 1992~97년까지 5년간 발생했다.
많은 신앙인들이 이 같은 자연재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무고한 생명의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은 자연재해로 인한 무고한 생명의 고통을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앙인들이 고통에 대한 해답을 ‘인간의 자유 의지’와 ‘인간을 끝없이 사랑하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찾고, 또 위로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재해가 신앙으로 극복되지 못하고 고통 그 자체로 남을 때,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은 의미가 없다. 고통은 극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적극적 방편은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피해 지역에 밀려드는 온정들을 보면서 지구 공동체의 사랑과 결속을 재확인하고 있다. 땅만 바라보며 한탄할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이겨내야 한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고, 그 도미노는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 나섰다는 소식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들의 고통에 함께 동참하고 아파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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