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일이나 직업에 대해 프로가 되고자 열망한다. 이 일에 대해선 ‘내가 최고’란 인정을 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자리에 있건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이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프로란 말에 왠지 거부감이 드는 독자들도 있을 듯하다. 상업적인 냄새가 풍겨서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마음가짐 문제다. 이분법적인 잣대로 이건 프로고 이건 아마추어라고 판단하는 게 어불성설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필요하다고 본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에 대해 지적한 글을 정리해본다. 독자들도 함께 자신이 어디에 더 해당되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프로는 힘들어 하지만 아마추어는 힘들다고 소리친다. 프로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아마추어는 말로 보여준다. 프로는 자신에게 엄하고 남에게 후하지만 아마추어는 자신에게 후하고 남에게 엄하다. 프로는 평생 공부하지만 아마추어는 한때 공부한다. 프로는 해보겠다고 하지만 아마추어는 안 된다고 한다. 프로는 시간을 관리하지만 아마추어는 시간에 끌려 다닌다. 프로는 신뢰를 쌓지만 아마추어는 통제에 의존한다. 프로는 책임부터 생각하지만 아마추어는 권한만을 생각한다. 프로는 반드시 하겠다고 말하지만 아마추어는 나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프로는 삶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아마추어는 직책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프로는 삶의 전부를 걸고 승부하지만 아마추어는 삶의 일부를 걸고 즐긴다.…”

이 외에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비교한 여러 얘기들이 있지만 필자의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그렇기 때문에’이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임무가 주어지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겠다는 입장과,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불가능하다고 미리 포기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린 늘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어떤 길을 택해왔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분명히 해야 할 일인데도 온갖 핑계와 이유를 대며 피하려고만 한 건 아닌지 말이다. 필자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앙인으로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신앙인으로서 우린 어떤 모습이었던가?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총으로 살면서도 정작 신앙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소명은 제대로 실천해왔는지 묻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본당 활동이나 봉사는 못하고 주일 미사에만 겨우 참례해요. 그렇기 때문에 복음을 전할 여유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녀의 신앙교육에 무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거룩한 신앙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회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프로 신앙인’이 되자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하느님을 따르며 이웃에 그분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삶. 진정한 프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톨릭교회를 빛내며 계승해온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걸었던 그 길을 우리도 많이 부족하지만 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것을 향해 화해와 용서를 청하고 싶은 은총의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 십자가의 죽음과 의미를 되돌아보며 각자의 신앙을 새롭게 무장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