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값싸고도 좋은 물건을 사고 싶어합니다. 가능한 한 최소의 노력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나를 비교해 혹시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조금이라도 불리한 부분이 발견되면 따지고 들어서 어떻게든 유리한 방향으로 고쳐 놓으려 합니다.
외국의 어느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의 눈과 귀를 끌어 모으는 가장 강력한 광고 문구는 바로 ‘Free’ 즉 ‘공짜’라고 합니다(2등은 ‘New’ 즉 ‘신상품’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그냥 준다는데 누군들 그걸 마다할까요? 오죽하면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과연 이 세상에 공짜인 것(물건이건 서비스이건 간에)이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선물을 할 때에,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때에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전혀 없는 일이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선행위에도 마음의 기쁨이라는 가치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공짜’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도 없습니다.
내가 공짜로 얻는 대신 누군가는 그 대가를 대신 지불해 주고 있으며 그로인해 알게 모르게 언젠가는 꼭 갚아야할 빚을 스스로 짊어지게 되는 일일 수 있으니까요.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거저 받는 게 참 많은 저희들입니다. 태어남에, 살아감에 가장 소중한 것들은 누구의 노력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누리고만 살아가서는 끝내 빚을 갚지 못합니다. 내가 받은 모든 것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 모든 것들이 공짜가 아님을 깨닫고 갚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탕감이라도 받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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