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데 인내심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는지도 모릅니다.
무엇이건 내 마음대로만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런저런 능력이 못 미치거나 능력이 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속 시원히 저지르지 못하는 일이나 내뱉지 못하는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툭하면 독설을 일삼는 연예인이나 소위 블로거들의 적나라한 폭로성 발언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조금 좋지 않은 일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발생되면 마치 분풀이를 하듯 댓글이나 덧글을 달아 성토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사람하나 죽이고 살리는 것은 별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불과 며칠, 몇 주만 지나도 언제, 왜 그렇게 흥분했었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너무 바쁘다 보니 나에게 직접 닥친 일이 아니면 오랜 시간 그 일에 매달리고 신경을 쓸 만큼의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게다가 어차피 나 혼자 신경 쓴다고 해서 무슨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도 않으니 이미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일들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사냥감을 찾는 편이 더 쉽고 재미가 있겠지요.
참아야 할 일과 절대 참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용서한다는 것이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없던 것으로 돌린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울컥하는 마음에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나 행동은 참아내야 하겠지만 나를 화나게 만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일은 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용서받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철저히 따져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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