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찬미 예수님~ 찬미 예수님 우리 주~~~”
갑자기 터져 나온 성가 소리에 펜을 놓칠 뻔했다. 미리 준비해온 인사말을 읽어나갈 줄 알았기 때문이다.
몇 번을 되풀이해 성가를 부른 후에야 인사말을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써온 원고를 돋보기로 보며 읽기 시작했다. 사제 수품 60주년을 맞이한 원로 사목자, 그의 소회는 감사의 인사말로 점철됐다. 그리고 또 터져 나온 성가, “감사~ 감사~ 아침에도 감사~ 저녁에도 감사~.”
인사말로 성가를 부른 것이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은 어느 틈에 사라졌다. 그렇게나 순수한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하는 원로 사목자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4월 1일 성유축성미사 후, 서울대교구는 사제 수품 60주년과 50주년을 맞이한 교구와 수도회 소속 사제 6명을 위한 축하식을 마련했다. 행사에 참석한 원로 사목자들은 한결같이 하느님과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사제는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의 힘만으로는 사제로서 성실히 살아가기 힘들 때가 많다고 한다. 구원의 도구로 쓰기 위해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으로 인해 십자가를 질 수 있다고 한다. 원로 사목자들은 한 가지 더 명쾌한 답을 던져줬다. 바로 감사였다.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일 앞에서도 오롯이 감사하며 살아온 그 모습을 하느님께서도 어여삐 여겨 돌보신 게 아닌가 한다. 그러한 사제들의 모습에 신자들도 감사 인사를 드렸다. 사목자로서 신자들을 이끌고 보살펴온 그 삶을 위해 수많은 기도송이를 엮어 전했다.
“저희는 기도를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기도로 키워주고 보살펴주신 신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원로 사목자들은 축하식장을 가득 채운 후배 사제들을 향해 신자들을 더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생 기도밥을 먹고 감사의 힘으로 살아온 이들의 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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