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기다. 교회력으로 1년을 ‘산’에 비유한다면 성주간과 부활, 그리고 부활시기는 ‘산의 정상’에 해당한다. 1년 신앙생활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이처럼 부활은 신앙생활의 지향점이자 성취해내야 할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교회가 가만히 있을리 없다. 당연히 이즈음 전례도 가장 장엄하다. 전례 중의 전례가 바로 성주간과 예수부활대축일, 부활시기 전례다.
문제는 성주간 및 예수부활대축일, 부활시기 전례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신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인지하지 못하다 보니, 그 장엄함을 체험하지도 못한다. 사람은 중요성을 느껴야,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수부활대축일 및 성주간, 부활시기 전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활 전례의 중요성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자라나 꽃망울을 터트리고 결국에는 열매는 맺는다. 여기서 전례는 꽃에 해당한다. 망울을 틔우고 삐져나온 꽃이 바람에 파르르 흔들리듯, 전례는 그렇게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이다.”
요즘 일선 본당에서의 예수부활대축일 및 성주간, 부활 시기 전례를 들여다 보면 아쉬운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정확히 부활 관련 전례에 대해 알고 있는 미사 해설자는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미사는 툭툭 끊어지기 일쑤다. 복사들은 우왕좌왕이고, 성가대는 기술적 기교에만 치우친다. 신자들은 성가를 부를 때도 들릴 듯 말듯 입안에서 중얼거린다. 부활시기의 아름다운 미사 경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는 신자들도 적다. 기쁘고 기쁜 부활시기다. 당연히 신자들은 기쁨과 환의에 차서 전례안에서 ‘알렐루야’를 외쳐야 한다.
각 본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전례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장엄하게 전례를 거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미사 전례 안에서 풍부한 은총을 느끼지 못한다면 성모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도, 성체조배도, 향심기도도, 거룩한 독서도 의미가 없다. 라틴어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믿음이 깊으면 기도를 하고, 기도가 깊으면 전례에 적극 참여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