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은 전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완전한 교회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주간이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설정은 20세기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교회일치를 위한 활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당시 교황 요한 23세는 개신교와 동방교회의 대표들을 공의회에 초청했고 이들은 한 자리에 않아 서로에게 준 상처에 대해 용서를 청하고 참된 일치를 향한 도정을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공의회는 이어 64년 11월 교회 일치에 관한 가톨릭적 원칙과 실천 사항, 그리고 갈라진 교회와 교단에 대해 언급한 교회 일치 교령을 반포했다.
한국교회에서도 공의회 정신에 입각해 1966년 일치위원회가 발족됐고 1968년 처음으로 명동성당에서 최초로 개신교 교회와 합동기도회를 개최하면서 교회 일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교회의 일치운동은 사실 다른 어느 나라의 교회보다도 역동적이고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60년대와 70년대 공동의 성서번역을 통해 내놓은 공동번역성서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치운동의 큰 성과였다.
뿐만 아니라 정의 구현과 인권 수호, 민주화의 가치를 내걸고 현장에서 만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다만 말과 이론에 그치지 않는 일치운동을 경험했다. 독재의 서슬퍼런 탄압 속에서 이땅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리라는 각오 속에서, 악에 대한 불같은 저항 속에서 직접 몸으로 하느님의 한 백성이라는 일체감을 느껶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운동의 성과가 제대로 축적되지 않은 채 80년대 말을 거쳐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치 운동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지 못해 왔다는 것이다.
공동번역성서의 의미가 퇴색한데 더해 사회정의 구현과 민주화의 사명감 마저도 희석된 오늘날 일치를 위한 공동의 장을 마련하지 목한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은 극도로 침체된 채 지금까지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천년 대희년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의 표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희년의 의미는 교회내적으로는 시앙의 쇄신일 것이며 외적으로는 갈라져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 안에서 하나로 일치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일치를 위한 대화의 자리에 나서지 못한 한국 교회는 이제 더 머뭇거리지 말고,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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