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교육이 시급하다. 생명수호는 이제 한국교회의 가장 당면한 과제가 되고있다. 인간복제술까지 등장한 한국의 반생명문화는 신앙인들조차 생명윤리에 관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무시하도록 이끄는 실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해마다 150만건에서 200만건에 달한다는 국내 낙태시술 건수에 적지 않은 신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뱃속의 생명을 죽여버리는 낙태수술이 신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라는 문제도 심각하지만 가톨릭청소년들까지 그 뒤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적이다.
지난 해 12월 PC통신 하이텔에 개설된 가톨릭 동호회 「하늘나라」에서 신자 청소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혼전 성관계는 물론 인공피임과 낙태까지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절반을 넘었다. 통신의 특성상 신중한 답변보다 즉각적인 응답이 나오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또래 청소년들의 대체적인 사고방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은 최근 TV방영으로 큰 논란이 일었던 안락사 문제에 대해서도 55.6%가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특히 교회가 가장 심각하게 금지하고 있는 낙태문제의 경우에도 응답자의 54.5%가 허용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교회당국의 처소년 윤리교육이 새롭게 펼쳐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일깨우고 있다.
인간복제 실험성공 보도이후 윤리신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목자들은 생명의식 고취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소리높이고 있다. 차제에 한국교회 차원에서 생명교육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인간이 물질적 가치로 평가될 수 없다는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한 일대 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신자들에게 다시 한 번 「낙태는 살인」이라는 교회 가르침을 주지시키고 대사회적인 인간존엄성 교육에도 나서야 한다. 근대에 낙태를 가장 먼저 법으로 허용하기 시작한 국가가 구 소련과 구 동유럽 공산국가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유물론적 공산주의 이론에 따르면 낙태는 모태로부터 한 「물질」의 축출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천년기를 1년 앞두고 인류가 맞이한 아주 중대한 위기는 그 어느 것 보다도 바로 인간 생명에 대한 위협이다. 세속적인 반생명문화를 극복할 때 기쁨의 대희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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