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명의 젊은 장병들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죽어갔는가… 그들의 죽음으로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생각해보면 아쉽고 아깝기 짝이 없는 죽음이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세상에 떠도는 소문도 많고, 언론을 통해 흘려지는 이야기도 정확지가 않다. 북한이 그랬든, 사고로 그랬든, 국방의 의무를 행하다 죽어간 모든 군인들의 죽음이 참으로 슬프고 아깝기만 하다. 그들의 죽음의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황이라는 것이고, 지금의 한반도는 평화보다는 대립의 기운이, 대화보다는 긴장의 분위기인 것이 그 원인이라 생각한다.
지난 세월동안 북한과 남한은 서로 생채기만 내고 서로를 아프게 하지 못해 안달이 난 거 같다.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하는 생존을 위한 싸움도 아니다. 이념의 문제라면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는 이렇게 잘 소통하고 있으면서 이념 때문에 북한과 등지는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한반도의 냉전과 긴장은 대의명분에도 실리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그래서 군대가 있는 것이고 군인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군인들도 우리 나라 국민들이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아까운 젊은이들의 목숨을 잃어야하는 상황은 피해야한다.
그런 이유에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과연 바람직한 일이고 잘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 계속해서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세계에서 고립시키는 것만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여야하는지 의문이 든다. 가난하고 고립된 국가라고 스스로 전쟁의 의지를 꺾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를 봐도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상대로 그 가난한 국가에서 계속 작고 큰 국지전이 일어나고 있는 걸 보면 힘의 논리가 전쟁을 억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쟁을 억제하고 긴장을 완화하고 서로가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 대화하며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 길밖에 없다.
복수가 복수를 부르고 서로가 존재를 부인하며 싸우다 보면 양쪽 모두 패자만 존재할 뿐이다. 전쟁에서 승자가 있는가? 양쪽 다 아픔만 있는 것이다.
이런 긴장상태가 우리나라에 실질적으로 득이 될 것은 또 무엇이 있겠는가? 개성공단의 기업들이 불안해지고 경제협력 파기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적 손실,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 그 어느 하나 얻는 것은 없다. 예전처럼 냉전의 이데올로기를 남북이 모두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지금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말들에서 ‘보복’이니 ‘응징’이니 ‘강력대응’이니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보복이나 응징을 해서 우리에게 얻는 것은 무엇일까? 무력대응이 꼭 필요하고 보복을 해서 우리가 얻는 게 있다면 또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아까운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이 보복의 악순환, 한반도 긴장조장에 이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천안함 사고가 북한의 소행이라면 또다시 언제 그렇게 공격의 기미도 눈치채지 못한채 속옷바람으로 죽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또다시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그것이 보복과 강력대응으로 해결되고 예방되리라 생각되는가?
힘이 강한 우방에 의지하거나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싸움을 피하는 길은 아니다. 싸움을 피하고 서로가 이득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와 관계개선이다. 한반도의 평화무드와 긴장완화야말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법임을 정부는 깨달아야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은 지금의 대립 상황에서 평화의 분위기로 이끌어 갈 방법을 찾고, 다시 북한과의 관계를 잘 개선해서 북한을 설득하고 국제사회에서 그들이 자기의 몫을 하며 국제사회의 위협이 아닌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고, 우리 나라에도 북한과의 협조를 통해 서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그렇게 안보 불안감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맘 편히 희망의 한반도를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너무나도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그 말,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 말씀이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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