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삶의 양식이다. 책에는 다양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이 가르침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방향을 알려준다.
서울 목동본당은 영적독서를 통해 신앙의 길을 찾는다. 그 중심에는 ‘영적 독서회’가 있다.
▲ 서울 목동본당 원성묵 주임신부와 영적 독서회 회원들이 선정도서를 읽고 나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본당 영적 독서회는 격주로 열리는 모임뿐 아니라 본당에서 펼치고 있는 신심서적 100권 읽기 운동을 위한 도서를 선정해 오고 있다.
일반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과연 영적 독서회는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증을 품고 4월 27일 영적 독서회 모임 현장을 찾아가 봤다.
평일미사가 끝난 직후, 격주에 한 번 열리는 영적 독서회가 시작됐다. 원성묵 신부를 중심으로 독서회원 11명이 본당 사무실 옆 교리실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꺼내는 이야기는 역시 ‘책’이다. “저번에 빌려 준 책 잘 읽었어요”라며 책을 주고받는가 하면, “이번 책, 너무 어렵지 않았어요? 나 준비 하나도 못해왔는데…”라고 걱정 섞인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번 독서회 선정도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의 성사」, 「진리안의 사랑」 등 세 권이다. 두께만 보고 만만히 봤지만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시작한지 1년, 그동안 읽은 책도 43권이나 된다. 회원들은 그만큼 내공이 쌓여있었다. 나눔을 통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도 빽빽하게 정리해 놓은 노트는 그 내공을 짐작게 한다.
영적 독서회 활동을 하고 있는 김승희(소화테레사·53)씨는 “책을 원래 좋아했고 많이 읽었는데 독서회 활동을 하기 전에는 한 번도 신심서적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영적 독서를 통해 책을 읽는 진정한 매력을 느꼈고 신앙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모임은 나눔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층 더 진지한 분위기로 이 책을 신심서적 읽기 도서로 선정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한다.
사실 영적 독서회는 단순히 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이 아니라 본당에서 펼치고 있는 신심서적 100권 읽기 도서선정을 위한 모임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부터 본당은 잠실7동본당에서 2004년 실시한 신심서적 읽기 운동을 모델로 한 ‘신심서적 100권 읽기’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에 앞서 ‘전 신자 성경읽기’를 통해서 영적 독서의 필요성을 신자들에게 인식시켰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영적 독서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본당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구역반 모임과 레지오를 하면서 선정 신심서적을 읽고 요약하거나 느낌을 발표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영적 독서의 매력에 빠진 신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사순시기에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색다른 특강을 마련하기도 했다.
신자들과 함께 신심서적 읽기에 참여하고 있는 세 명의 주임신부와 청소년전담 신부는 강론에 책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신자들은 강론을 잘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평일미사 참례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원성묵 신부는 “신부가 된 다음에는 책을 안 읽어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책을 보면서 신심이 깊어지고, 성경도 새로운 각도로 보게 되는 등 좋은 경험을 신자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천! 신자 필독서
참된 사랑·정의·성사의 길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발표한 첫 번째 회칙. 회칙은 참다운 의미를 잃고 남발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또한 에로스와 아가페는 올바른 균형을 이뤄야 하며, 이 둘이 가장 완벽하게 이뤄진 원형이 강생하신 하느님의 사랑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 강조한다.
■ 사랑의 성사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문헌에서 교황은 성체성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총망라해 설명한다.
특히 세 가지 차원에서의 신비를 말하고 있다. 하나는 신앙의 신비로서 성체성사의 사랑의 신비, 또 하나는 아름다운 성사를 올바르게 거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마지막으로 그 정신을 온전히 삶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권리다.
■ 진리안의 사랑
경제 위기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담은 사회회칙. 총 6장으로 이뤄진 회칙은 세계 경제가 토대로 삼아야 할 정의와 공동선의 원리를 강조하고 있으며, 사회회칙으로는 처음으로 생명권과 종교자유권을 인간적 발전과 연결시키고 있다.
※문의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