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산책’의 저자 돈 슈나이더는 미국의 한 지방 대학 교수였다. 그러다 1992년 재임용에서 탈락하며 실직한다. 교수직에 미련을 못 버린 그는 2년간 101개의 대학에 지원서를 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빈민에게 제공되는 식량 구입권에 의존하고 아내의 뱃속에 있던 아기를 몇 천 달러에 입양시킬 궁리를 해야 하는 극한 처지에 내몰린다. 그러다 지금까지 자신이 추구해온 것들이 가족의 행복과 맞바꿀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후 골프장의 잡역부로, 건축 현장의 보조 일꾼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성실한 목수 겸 페인트 공 돈 슈나이더로 다시 태어났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삶의 전환기가 찾아온다. 이 전환기는 대개 고난과 시련을 수반한다. 이때 고난과 시련을 잘 극복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절망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돈 슈나이더의 경우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사례다.
필자는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란 노래를 좋아한다. 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아서다. 이 노래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희망찬 미래를 꿈꾸게 한다.
하느님께서는 삶에 지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하신다. 열등감과 좌절감, 패배의 상처를 씻어 주시고 우리가 이 모든 어려움을 능히 헤치고 나가길 원하신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우리의 지친 손을 붙잡고 “일어나 걸으라”고 말씀하신다.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진 않는다. 그렇다고 인생을 포기할 수도 없다. 고난과 좌절이 있어도 새로운 기회로 알고 다시 일어나면 된다. 언제나 그렇듯 넘어지는 횟수보다 일어나는 횟수가 한 번만 더 있다면 좌절하는 ‘앉은뱅이 인생’이 아닌 ‘아름다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실패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패에 대해 좌절하지 않는 게 아닐까.
삶을 배우기 위해 슬픔과 고통, 좌절도 필요하다. 인생의 일부다. 슬픔과 고통과 좌절을 가슴에 안아보고 버리고, 지우고, 잊어버리면 된다. 좌절은 삶을 어긋나게 해서 인생을 포기하게 하는 암이다. 이럴수록 사랑을 하자. 사랑을 주는데 인색하지 말자. 사랑은 간단하다. 복잡한 건 우리들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한다, 고맙다, 수고했다, 미안하다, 괜찮다란 말을 자주 쓰자. 기쁨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축복받을 일이며, 사랑을 나누며 사는 인생은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지금 이 시간, 삶의 무게로 힘겨워하는 이들이 있다면 앉은뱅이의 모습에서 단호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희망한다. 우리가 겪는 고난과 시련을 새롭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전환기로 삼아야 한다. 주님의 사랑과 능력이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다. 우린 그 힘에 의지해 일어나 세상을 향해 당당히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5월 어느날, 푸르른 하늘을 보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읊조린다.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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