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올 어머니.
신록의 향기가 그윽하고 일년 중 가장 아름답고 화창한 이 계절에 성모성월을 보내며 오늘같은 날이 365일이었으면 하는 행복한 생각을 해봅니다.
어머니께서는 친히 저희를 낳지는 않으셨지만 저희들 곁을 떠나지 않으시며, 늘 지켜주시고, 행여나 저희들이 타인과 살아가며 아픔을 겪지 않을까, 상처를 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해주시는 따듯한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백령도 앞바다에서는 천안함이 침몰하여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들을 마음속에 묻었고, 지진과 가뭄의 피해와 여러 가지의 크나큰 사고 등으로 무고한 생명의 불꽃들이 꺼져갔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당신의 자녀들이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게 해달라며 아버지 하느님과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와 어머니께 호소와 청원을 해봅니다.
어머니께서는 눈이 오나 비가 와도 두 팔을 벌리고 저희를 맞이하시고 두손을 모아서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 어머님께 우리도 두손 모아 기도를 하면 모든 시름과 슬픔들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 지는 건 아마도 저희에게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나약한지 그래서 더 어머니를 찾는 건지 모릅니다. 집을 나설 때도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고, 돌아와서도 “어머니 잘 다녀왔습니다” 하면 친정 어머니처럼 따스한 미소로 응답해 주시는 모습에 편안함을 찾습니다.
저희들의 용서할 수 없는 과오도 용서해 주시고, 저희들의 끝없는 자만도 용서해 주시는 어머니. 저희에게 있어서 당신은 삶에 지치고, 목마른 이들에게는 맑디 맑은 물 한모금을 건네주시는 겸손의 샘이십니다. 이제 저희는 가장 힘들고 캄캄한 고통의 순간에도 아버지 하느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니를 본받고 당신의 품에 의지하려 합니다.
어머니. 당신처럼 저희도 크고 작은 시련의 어둠을 통해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밝은 빛을 찾아 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랑이 되도록 하여주시고, 무거운 십자가를 용감하게 짊어지고 쓴맛을 사양하지 않는 강하며 선한 자녀가 되게 이끌어 주십시오.
5월의 햇살처럼 티없이 맑고 포근한 어머니 저희들의 티와 나약함과 못난 회개도 모두 사랑으로 덮어주시는 어머니시여. 오늘밤 가련한 저희는 부끄러이 순종하는 마음으로 무릎꿇고 두손 모아 어머님께 찬미를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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